"물순환 관련해 정부와 민간의 가교역할에 매진" 하승재 협회장이 협회의 역점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환경보건뉴스 김병오 기자] “물관리기본법에 따른 물순환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정부와 민간의 가교역할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민간, 특히 산업계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가교역할에 협회장으로서 매진하겠습니다.”하승재 초대 한국물순환협회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사)한국물순환협회는 지난 3월 국내 물산업 발전과 물순환 활성화 기치 아래 관련 산업계가 중심이 되어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협회는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경륜이 많은 하승재 회장을 초대 협회장으로 선출했다.하 회장은 중앙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부터 2020년까지 국회의원 비서관과 보좌관직을 수행하면서 많은 입법활동에 관여했다. 특히 2018년부터 (사)국회물포럼 사무총장직과 AAWC(아시아 국회의원 물협의회)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면서 명실공히 국내외적으로 물분야 전문가로 인증받고 있다. 다음은 하승재 (사)한국물순환협회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한국물순환협회(이하 협회)는 금년 3월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6월에 환경부로부터 법인설립 허가를 받고 공식출범 했습니다. 설립동기와 주요사업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지난 2018년 물관리기본법이 제정되고 물관리가 환경부로 일원화되면서 끊어진 물 순환의 고리를 이어주는 제도개선과 시장 확대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물관리가 시작될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 특히 산업계의 기대가 컸습니다.하지만 기대만큼의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정부와 민간의 가교역할을 할 기관도 부재하였으며, 민간 특히 산업계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협상 테이블도 부재한 실정이었습니다.이에 지난해 11월부터 산업계를 중심으로 환경부 및 한국수자원공사와 물순환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고, 그 대안으로 ‘사단법인 한국물순환협회’를 설립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이후 2021년 3월 18일에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6월 8일에 법인설립 허가를 받았습니다. 지난 9월 30일에는 기재부 고시로 공익단체로 등록되었습니다. 협회의 주요 사업으로는 물순환 관련 정책과 기술 등을 연구하고 제도개선을 제안할 뿐만 아니라, 관련 세미나 및 정책 토론회 등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물순환 관련 교육사업 및 물순환 관련 제품에 대한 인증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 협회의 존재가치는 회원들의 참여도에서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회원가입 대상과 소속 회원의 업종은. 회원 가입의 대상은 물순환 관련 민간기업 뿐 아니라 K-water를 비롯한 공공기관, 지자체, 연구기관 등 물순환과 관련된 모든 기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업체의 업종 또한 물순환과 관련된 다양한 범위를 포괄합니다. 도시 물순환을 개선할 수 있는 제품에서부터 수질오염 저감시설, 그리고 생태복원과 관련된 업종이 포함됩니다. -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물분야 민간의 역할과 책임이 매우 중요합니다. 민간단체장으로서 견해를 말씀해 주세요.물관리기본법이 통과된 지 3년이 지나도록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물순환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정부와 민간의 가교역할의 부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따라서 민간, 특히 산업계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는 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가교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산업계의 의견을 정부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정책을 산업계에 전달하는 역할 또한 충실하게 수행함으로써 산업계와 정부의 공감대 형성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 물순환과 관련한 많은 변화가 국내에서 시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국내 물순환을 위한 다양한 시도의 대표적인 사례와 현황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2010년 광화문과 강남역 침수 사태는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가 대응할 수 없는 수준의 폭우가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는 대부분 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물관리가 중요하고 물관리의 핵심은 물순환입니다. 서울시가 2015년 물관리국을 물순환안전국으로 개편한 것을 비롯해 많은 지자체가 기존의 치수 기능 외에 물순환을 강조하고 있으며, 물관리 일원화를 계기로 이러한 움직임은 지자체에 국한되지 않고 K-water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도시의 물순환 개선을 위해 2016년 물순환 선도도시 사업, 2020년 스마트그린도시 사업, 그리고 향후에는 도시의 인공계 물순환과 자연계 물순환을 아우르는 물안심도시 사업을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빗물을 관리하는 전통적인 물순환 외에 중수도, 지하철 역사 등에서 발생하는 유출 지하수 등을 이용한 물순환에 대한 검토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중수도와 유출 지하수를 이용해 실개울, 인공습지를 조성함으로써 경관을 개선하고 도로에 노면살수를 통해 폭염과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우리 협회는 앞으로 물순환 개선을 통해서 폭염, 미세먼지 등 여러 가지 도시의 환경 이슈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계획입니다.이 외에도 협회 회원사가 보유한 기술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면 도시의 경관 개선과 환경 이슈 저감에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블록포장을 차도까지 확대할 경우 속도저감에 따른 교통안전을 유도할 수 있고, 학교와 아파트 옥상을 옥상녹화하면 온도저감의 기능 외에 휴식과 커뮤니티 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 최근 정부는 글로벌 물기업을 육성하고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협회 차원의 지원책과 역할은 어떤 것이 있는지.아시아 지역 물 문제 해결을 위해서 대한민국, 필리핀, 네팔, 파키스탄 등 아시아 10여 개국 국회의원들과 정부대표단들이 참여한 '아시아 국회의원 물 협의체(AAWC: Asia National Assembly Water Consultative Board)'가 지난 2020년 3월 창립되었습니다. 저는 AAWC의 사무총장으로서 아시아가 당면하고 있는 물 이슈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입법적・제도적 지원방안을 마련중에 있습니다.기술적인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 국내 산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각국 참여위원들에게 홍보하고, 나아가 해당 업체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협회 차원에서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물순환 관련 몇몇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는데요, 이러한 기술이 세계에 용이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국제표준(ISO)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 도시의 건강한 물순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 저영향개발(LID)기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습니다. 저영향개발 기법이란 무엇이며, 현재 국내 보급현황은.저영향개발(LID)기법은 개발기법의 일종으로 불투수면 감소를 통해 빗물의 표면유출을 줄이고 토양침투를 증가시킴으로써 개발에 따른 물순환과 수질오염에 대한 영향을 줄여보고자 하는 개발기법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 녹지 등의 자연유역은 아스팔트와 같이 빗물을 침투시키지 못하는 불투수면으로 바뀌게 됩니다. 불투수면이 증가하면 강우 시에는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기 때문에 유출량이 증가해 도시 침수, 수질오염 등이 유발되고, 건기에는 도시가 머금고 있는 물이 부족해 하천이 건천화되고 증발산에 의한 온도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러한 도시의 환경 이슈는 물순환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또한 물순환에 답이 있습니다. 바로 빗물을 머금거나 땅으로 스며들게 하는 저영향개발(LID) 기법을 통해 물순환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저영향개발 기법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식생 등을 이용해 빗물을 침투시키거나 머금는 기법이기 때문에 투수포장, 침투도랑, 빗물정원, 옥상녹화, 식생수로 등이 가능합니다. 빗물을 신속 배제하는 전통적인 빗물관리 기법의 대안으로 저영향개발 기법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적극적으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저영향개발 기법 적용을 독려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제도와 기준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영향개발 기법은 사람들의 관심과는 달리 법적 근거나 용어 정의조차 부재한 실정입니다. 이에 대한 대안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저영향개발 기법에 대한 법적 근거를 수립하고 적용 대상, 적용 기준을 마련하면 됩니다. 도시의 물순환 개선을 주요 골자로 하는 도시 물순환법 제정을 통해 저영향개발 기법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담는 것이 시급합니다. - 회장님은 국회에서 현재의 ‘물관리기본법’ 태동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활동내용을 설명해 주시죠. 물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자원입니다. 물이 중요한 만큼 물에 대한 기본적인 요건을 정의하고 물에 관련된 모든 법에 우선하며 물 관련 법률의 중심이 되는 물 기본법이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이러한 물에 대한 기본법이 없었습니다. 1997년 물관리기본법안이 발의된 이후 16회에 걸쳐 법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못한 채 ‘임기만료 폐기’를 거듭하며 20년이 지났습니다. 그 이유는 물관리기본법의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수량과 수질로 나눠진 정부부처의 밥그릇 싸움과 관련 학계의 이견으로 인해 줄다리기만 계속해왔기 때문입니다.하지만 21세기는 물의 시대이고 이에 걸맞은 기본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생각에 2016년 20대 국회가 개원되자마자 ‘국회물관리연구회’가 구성되었습니다.관련 전문가들과 20년 간 발의된 법안을 총망라하고 해석해서 기초 법안을 만들어 부처 간 이견을 좁혔고, 특히 12차례에 걸친 토론회와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민, 관, 산, 학, 연의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법률 제정을 위한 공감대 확산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다양한 법률안을 조율작업을 통해 통합 법률 안으로 만든 후에 정부와 야당을 상대로 설득과 타협을 거쳐 2018년 5월에 마침내 물관리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20년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 협회장님은 현재 국회물포럼 사무총장직도 수행하고 계십니다. 국회물포럼을 간략히 소개해 주시죠. 2018년 6월 ‘물관리기본법’의 제정과 물관리 일원화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이라는 큰 성과를 이뤄냈지만 일각에서는 농업용수나 산업용수, 방재용수 등이 빠진 반쪽짜리 일원화라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통합물관리를 위해서는 물과 관련한 모든 학회가 참여하는 포럼을 만들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수질과 수량뿐만 아니라 농업 및 산업용수, 방재, 기상 등 다양한 분야의 학회와 관련 전문가, 그리고 물 관련 정책, 법, 경제, 언론, 시민단체, 전문기관의 관계자들로 구성된 사단법인 국회물포럼이 출범한 것입니다. 또한 다양한 학회와 정부부처 간의 관계를 고려하고, 독립적인 활동을 위해 국회물포럼을 행정부가 아닌 입법부인 국회에 등록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행정부의 어느 부처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과 공정을 기할 수 있는 조직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국회물포럼은 창립 이후 통합물관리를 정착시키기 위해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의 역할과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회와 간담회를 개최하였고, 남태평양 국제교류협력과 물문화 행사 등 다양한 사업도 추진하였습니다. - 협회장님은 최근 보행자 중심의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교통안전 춤춤 챌린지’에 동참했습니다. ‘교통안전 춤춤 챌린지’는 지난 4월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안전속도 5030 실천 선포식’에서 시작된 보행자 중심의 교통문화 실천 캠페인입니다. 캠페인은 이와 관련한 구호나 관련 메시지를 SNS에 홍보하고 다음 주자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제가 오랫동안 국회에서 근무하면서 국회교통안전포럼에서 안전속도 5030 등을 비롯한 교통안전 정책 마련을 위해 애써왔는데 이러한 점이 인정받아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차량의 속도를 줄여야 하는데, 스쿨존이나 생활도로를 비롯한 도심 도로의 포장면을 투수블록으로 바꾸면 자연스럽게 차량의 속도가 줄어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빗물의 침투와 저장으로 물순환이 개선되어 기후위기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교통안전 확보뿐만 아니라 물순환 회복을 통해 기후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 끝으로 향후 협회 운영계획을 말씀해 주시죠.저희 협회는 많은 분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설립된 만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산업계와 정부, 학계 그리고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협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저희 협회는 산업계를 중심으로 출발했지만 단순히 산업계의 이익만 대변하는 이익단체에 그치지 않고, 물순환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 정책에 반영하고 정부정책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계획입니다.이러한 건전한 물순환 체계의 구축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관련 산업의 발전을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출처:환경보건뉴스http://www.ehnews.net/news_gisa/gisa_view.htm?gisa_category=12000000&gisa_idx=12515